3.투자 인사이트 (Investment Insights)

빚투 인증, 그게 진짜 투자라고 생각하나

DataLens 2025. 4. 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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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관세 정책 발표로 미국 증시가 크게 요동쳤다. 하루 만에 수천 포인트가 빠졌다가 다시 오르는 시장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기회"라며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상한 풍경이 벌어졌다.
SNS와 커뮤니티 곳곳에 '빚투 인증'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현금 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 수억, 수십억 대출받아서 주식 계좌에 입금한 인증샷, 그리고는 한 마디.
"진짜 투자자는 이렇게 하는 거다."
진짜 그럴까?
솔직히 말하자.
현금을 10억 들고 있는 사람, 그렇게 많지 않다. 누가 몰라서 빚을 안 내는 게 아니다. 빚내서 투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현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다. 여윳돈도 없이 대출에 대출을 얹어가며 투자하는 건, '용기'가 아니라 '무모함'이다.
지금 시장은 불안정하다. 변동성은 크고,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빚을 지고 투자하는 건 스스로 목줄을 조이는 일과 다를 바 없다. 빚은 이자라는 확정 손실을 매일매일 쌓아간다. 반면 투자 수익은 절대 확정되지 않는다. 수익은 기대일 뿐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무시하고, 마치 무조건 이길 것처럼 인증샷을 올리는 건 무책임 그 자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허세가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다는 것이다.
"저 사람도 대출받아서 했는데, 나도 해야 하지 않을까?"
"남들 다 돈 벌었다는데, 나만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거 아냐?"
이렇게 불안감을 자극하고, 무리하게 뛰어들게 만든다. 결과는 뻔하다.
남의 인증샷은 남의 인생일 뿐이다. 투자 실패의 책임은 아무도 대신 져주지 않는다. 결국 본인이 빚을 짊어지고 고통을 감당해야 한다.
투자는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
투자는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투자는 돈을 불리기 위해 하는 것이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
진짜 돈은 ‘보여주는 돈’이 아니라, ‘지킬 수 있는 돈’이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빚투를 하다간, 나중에 남에게 보여줄 돈조차 남지 않는다. 시장은 멋 부리는 사람에게 절대 관대하지 않다.
진짜 투자자는 돈으로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위험을 통제하고, 손실을 견디고, 결국 살아남는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인다.
돈은 플렉스(flex)하는 물건이 아니다. 돈은 지켜야 할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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